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해외감동사연] 한국의 최첨단 의료기술

by 감동수집 2025. 4. 20.

한국의 최첨단 의료기술 이미지
한국의 최첨단 의료기술 이미지

 

절망의 그림자 드리운 보스턴

 

차가운 빗줄기가 하얗게 빛나는 보스턴 어린이 병원 현관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형언할 수 없는 절망감 속에서, 저는 낯선 아시아인 남자분의 팔을 붙잡고 간절하게 매달렸습니다. 흐르는 눈물은 차가운 빗물과 섞여 볼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저 딸아이 에밀리를 살려달라는 간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제 눈앞에 선 흰 가운을 입은 듯한 그 사람이 마지막 희망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제 딸을 살려 주세요. 제발…” 떨리는 목소리로 간청했지만, 그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죄송합니다. 저는 의사가 아닙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제야 자세히 보니, 제가 붙잡았던 분은 흰 가운이 아닌 젖빛 코트를 입고 계셨습니다. 절박한 마음에, 저는 아시아인 의사 선생님이라고 착각했던 것입니다.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부끄러움에 휩싸여 그대로 병원을 뛰쳐나왔습니다. 그날, 비 오는 차가운 병원 현관 앞에서 낯선 남자와 우연히 마주쳤던 그 순간이, 저와 에밀리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희망의 빛을 따라 한국으로

 

다음 날 아침, 여느 때와 같이 모닝글로리 카페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어두운 새벽, 매일 반복되는 준비 작업을 하고 있었죠. 원두를 갈고, 우유를 채우고, 진열장에 갓 구운 페이스트리를 놓으며 에밀리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침 7시, 첫 손님이 들어오는 종소리와 함께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어제 병원에서 마주쳤던 그 남자였습니다. 젖빛 코트 대신 단정한 셔츠 차림이었지만, 따뜻한 미소는 그대로였습니다.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어제 병원에서의 창피한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안한 마음에 사과를 하며 조심스레 쿠키 한 조각을 내밀었습니다. 그는 제임스 연호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하버드 의대에서 연구하는 박사 과정 학생이라고 했죠. 한국에서 온 지 6개월, 아직은 미국 생활이 낯설다는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었습니다. 보스턴의 혹독한 겨울과 씨름하는 이야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실험실 생활, 한국과는 다른 연구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 등, 그의 이야기 속에서 낯선 땅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이의 고단함이 묻어났습니다. 커피를 내리며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제의 어색함은 자연스레 녹아내렸습니다. 같은 도시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 카페 안은 점점 따뜻해져 갔습니다.

 

한국에서 피어난 기적

 

만약 제가 연우 씨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리고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저는 여전히 보스턴에서 끝없는 병원비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을 것입니다. 에밀리는 치료받을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약해졌을지도 모릅니다. 미국에서는 단순한 검사 하나를 받기 위해 몇 주를 기다려야 했고, 치료를 결정하기도 전에 보험 승인 절차부터 해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모든 것이 달랐습니다. 한국 의료의 효율성과 시스템은 그야말로 경이롭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하루 만에 모든 검사를 마칠 수 있었고, 치료 과정 역시 체계적이고 신속했습니다. 첨단 의료 기술이 있더라도, 이를 실제로 이용하는 것은 오직 극소수의 부유층뿐이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를 고려할 때, 미국에서는 2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했지만, 한국에서는 건강보험과 지원 제도를 통해 환자들이 보다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였습니다. 미국이 첨단 의료 연구에서 앞서 있다면, 한국은 그 기술을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하는 데 세계 최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