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뇌과학자
저는 사브리나 밀러, 미국 출신의 뇌과학자입니다. 인간의 뇌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연구하며 살아온 저는 어느 날 한국이라는 나라의 특별한 지성에 매료되어, 연구와 삶의 무대를 이곳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연구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한국이 가진 자연과 민족의 저력을 마주하면서, 제 삶은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석유도 없고 리튬도 없는 나라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에는 신이 준 단 하나의 선물이 있습니다. 바로 ‘두뇌’입니다. 놀라운 집중력과 창의성, 그리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국민의 집념은 이 나라를 발전시킨 가장 강력한 자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산삼’이라는 신비로운 식물이 있었습니다. 산삼에 대한 연구를 접하며 저는 다시 뇌과학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면역 체계를 자극하고, 생명을 연장시키는 성분들—그 모든 것이 이 작디작은 뿌리 안에 있다는 사실은 경외로웠습니다. 저는 단순한 연구자가 아닌, 한국의 자연과 정신을 이해하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천년의 뿌리, 한국인의 지혜를 만나다
산삼은 단순한 약초가 아니었습니다. 수억 년 전, 백악기부터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남은 생명체. 빙하기와 전쟁, 기후변화의 격랑 속에서도 꿋꿋이 자라난 그것은, 마치 한국 민족의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 산삼의 비밀을 풀기 위해 한 남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마치 운명을 느낀 듯 가슴이 뛰었습니다. 안원식 회장. 그 이름은 한국에서는 이미 전설이 되어 있었습니다. 뇌를 활용한 창조적 사고와 집요한 실험 끝에 그는 100년 된 천종 산삼을 DNA로 복제해 대량 생산에 성공하였습니다. 저는 그의 연구실을 찾았고, 그의 눈빛에서 제가 평생 찾아 헤매던 ‘진짜 과학자’의 열정을 발견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단순한 경제적 이익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의 가난한 농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개발한 산삼 배양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하였고, 그 결과 함양이라는 작은 도시가 세계적인 산삼 중심지로 성장했습니다. 저는 그의 연구를 보조하며 면역학적 분석을 담당했고, 산삼이 면역세포의 활동을 어떻게 증진시키는지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한국, 그리고 나의 마지막 연구
수년이 흐른 지금, 저는 이 땅에서 제가 누구보다도 인간답게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미국에서의 경력과 명예도 중요했지만, 이곳 한국에서의 삶은 제게 진짜 인간과 생명의 가치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산삼은 단순한 약재가 아닌, 한국인의 지혜와 정신, 자연과의 조화를 상징하는 ‘기적’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이 산삼을 ‘한 뿌리의 기적’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지금도 제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면역과 뇌 기능 향상을 넘어, 산삼의 성분이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난치성 뇌질환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연구 중입니다. 만약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한국이 단지 경제 기적의 나라가 아니라, 생명의 기적을 선물하는 나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는 이제 한국의 딸입니다. 제 이름은 사브리나 밀러, 한국의 산삼과 함께 인류를 위한 연구를 이어가는 뇌과학자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한국이 신에게 받은 또 하나의 선물, ‘사람’과 ‘식물’이 만들어 낸 기적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