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을 결심했어요
나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어요.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일한 지 7년이 되었어요.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파리를 떠나 다른 곳에서 일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한국 지사 현무 팀장에게서 메일이 왔어요. 아시아 태평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1년 동안 함께하자는 제안이었어요. 처음엔 불안했어요. 한국은 멀고 낯선 곳이었어요. 인터넷에서 한국의 ‘계엄령’ 뉴스를 봤어요. 댓글에는 전쟁이 터질 거라는 말들이 넘쳐났어요. 하지만 SNS를 보니 한국 친구들은 평소처럼 브런치를 먹고 콘서트를 즐기고 있었어요. 고민 끝에 한국행을 결심했어요. 두려움과 설렘이 동시에 밀려왔어요.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어요. 예상과 다르게 한국은 깨끗한 미래 도시 같았어요. 공항 직원의 미소가 따뜻했어요. 그 순간, 나의 한국 생활이 시작되었어요.
한국에서 적응했어요
서울은 상상보다 훨씬 빠르고 세련됐어요. 높은 빌딩, 편리한 대중교통, 깨끗한 거리까지 모든 게 놀라웠어요. 특히 한국 사람들의 패션 감각이 인상적이었어요. 서울 패션위크에서 신진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직접 볼 수 있었어요. 패션 프로젝트를 하면서 현무 팀장과 가까워졌어요. 그는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한국 패션을 잘 이해하고 있었어요. 우리는 파리의 우아함과 한국의 감성을 조화롭게 섞으며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었어요. 한국의 문화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어요. 특히 디자인 팀 회식이 기억에 남아요. 복숭아 막걸리를 처음 마셨는데 톡 쏘는 맛이 정말 신기했어요. 감자전과도 완벽하게 어울렸어요. 현무 팀장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한옥 민박에서 전통 패션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의 어머니는 70년대 패션에 대해 설명해 주셨고, 우리는 많은 영감을 얻었어요.
한국에서 변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변했어요. 처음엔 두려웠지만, 이제는 한국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빠른 생활 속도, 따뜻한 사람들, 깊은 정서가 마음에 와닿았어요. 그리고 현무 팀장과의 관계도 특별해졌어요. 단순한 직장 동료가 아니라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어요. 한국에서의 마지막 밤, 한옥 마당에서 팀원들과 대화를 나눴어요. 현무 팀장의 어머니가 보여주신 오래된 드레스 스케치가 인상적이었어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진심’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한국 패션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순간, 나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어요. 파리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어요. 하지만 마음이 복잡했어요. 한국에서의 경험이 내 인생을 바꿨어요. 예상했던 위험한 나라가 아니었어요. 오히려 따뜻한 사람들과 깊은 문화가 있는 곳이었어요. 이곳에서의 시간은 내 디자인뿐만 아니라 내 삶까지 변화시켰어요. 이제 한국은 출장지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소중한 의미를 가지는 곳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