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무원의 한국 연수, 편견을 깨다
저는 중국 허베이성 공안부에서 근무하는 리밍입니다. 현재 베이징시 행정국에서 6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전자정부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공무원이셨던 아버지를 존경하며 자랐고, 저 또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가 되기를 꿈꿨습니다. 베이징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전자정부 시스템 혁신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공무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중국에서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매우 높았고, 합격률은 1~2%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공부하며, 아버지와 함께 행정법을 학습했습니다. 그 노력 끝에 6급 공무원이 되었고, 전자정부 시스템의 기획과 운영을 맡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저의 임용 소식을 듣고 조용히 제 어깨를 두드려 주셨습니다. 그날의 감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장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리밍, 3개월 정도 한국 연수를 다녀올래?" 저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한국보다는 미국 연수를 원했고, 솔직히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며, 역사적으로 중국과 갈등을 겪어왔기 때문에 선진국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부모님도 걱정하셨습니다. "후진국 한국에 가서 뭘 배우겠니?"라는 반응이었지요. 하지만 부장님은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야. 우리가 배울 점이 많을 거야."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저는 경쟁을 뚫고 한국 연수에 선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반신반의했습니다. 한국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천 공항에 도착한 순간, 저의 모든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경험한 혁신적인 전자정부 시스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공항의 입국 심사는 빠르고 효율적이었으며, 자동화된 키오스크와 로봇이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공항 철도는 마치 미래 도시처럼 깨끗하고 체계적이었습니다. 저는 "이게 정말 한국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선진적인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면서, 부장님의 말씀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한국을 작고 영향력이 적은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한국을 미국의 눈치를 보는 나라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SNS에서는 한국을 문화 도둑이라고 비난하는 글들도 자주 보았습니다. 한복과 김치 논란, 방탄소년단(BTS) 관련 문제 등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그런데 연수 첫날, 한국 공무원들이 보여준 전자정부 시스템 발표는 저를 또 한 번 놀라게 했습니다. 우리가 중국에서 한 달 걸려 처리하는 민원이 한국에서는 단 하루 만에 끝났습니다. 심지어 스마트폰으로도 모든 행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정부24’라는 시스템을 통해 세금 납부, 허가 신청, 복지 서비스 등이 한 곳에서 해결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한국 공무원들의 자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항상 국민의 편의를 우선으로 생각하며,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공무원 간의 협력도 원활했고,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났습니다. 저는 한국 공무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선진적인 행정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저의 편견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공무원들이 겉으로만 친절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진심 어린 태도로 저를 대했습니다. 특히 김 과장님과의 만남이 제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는 중국어로 인사를 건네며 저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제가 한국어를 서툴게 말할 때마다 웃으며 격려해 주었습니다. 이런 작은 배려들이 쌓이면서, 저는 한국과 한국인들에 대해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배운 진정한 변화와 이해
세 달간의 한국 연수는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이 단순히 미국의 동맹국이나 작은 나라가 아니라, 스스로 강한 경쟁력을 가진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전자정부 시스템의 발전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은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며, 국민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행정 혁신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본받아 중국에서도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미 우리 부서 회의에서 "한국처럼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 의견에 반신반의하는 동료들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보고 배운 것을 설명할수록 그들도 점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습니다. 김 과장님이 마지막으로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리밍 씨, 우리 서로 배우면서 함께 성장해요." 이 한 마디가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다면 갈등을 줄이고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제 저는 중국으로 돌아가지만, 한국에서 배운 것들은 제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출근길에는 한국 드라마를 보며 웃고,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생각하며 더 나은 행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의 경험이 제게 가르쳐 준 것은 단순한 업무 기술이 아니라, 열린 마음과 배움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한중 교류의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의 시간이 저에게 준 가장 큰 가르침은 ‘이해와 존중’이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긴 여정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