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해외감동사연_일본 소멸 카운트다운

by 감동수집 2025. 4. 9.

'일본 침몰 카운트다운' 이미지
'일본 침몰 카운트다운' 이미지

 

나는 왜 한국으로 왔는가

 

저는 클레어 애슈튼(Claire Ashton)입니다. 영국에서 태어나 지질학자로 활동하였고, 일본 동경대학교에서 지진학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일본 정부와 공동으로 자연재해 예측 연구에 매진해 왔습니다. 세계 여러 지역의 지질 변화를 연구해 온 저는 특히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매료되어 일본에 정착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2025년, 예측이 현실이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난카이 해곡에서 시작된 초대형 메가스러스트 지진은 우리가 그동안 경고만 해왔던 최악의 시나리오를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지진과 동시에 밀려온 30미터 높이의 쓰나미는 일본 남부를 순식간에 삼켜버렸고, 화산 활동까지 연쇄적으로 폭발하며 대혼란이 벌어졌습니다. 일본은 그야말로 붕괴 직전이었습니다. 정부는 사실을 통제하려 애썼지만, 이미 도시 대부분이 기능을 잃은 상태에서 어떤 발표도 의미 없었습니다. 저는 연구원으로서 그 사태를 마지막까지 지켜봤고, 결국 한 가지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대한민국으로, 그것도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도시 부산으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선택이 저와 많은 사람들의 생사를 가르게 될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일본의 붕괴, 그리고 부산에서의 새로운 삶

 

제가 부산에 도착했을 때, 도시는 혼란 속에서도 놀라울 만큼 차분한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일본에서의 재난을 예상한 듯, 긴급 대피소를 마련하고 외국인을 포함한 이재민들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었지요. 저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국가의 힘’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부산 해운대에는 벌써 ‘저펜타운’이라 불리는 임시 정착촌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피난 온 사람들뿐 아니라, 저처럼 외국 연구자들도 함께 머무르고 있었지요. 저는 곧바로 한국 국립기상청과 협력하게 되었고, 난카이 해곡 여진과 이후의 지각 변화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참여하였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따뜻하고, 적극적이었습니다. 외국인인 저에게도 ‘당신이 한국을 선택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이들을 만났을 때, 저는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전 세계가 일본의 붕괴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와중에도, 한국은 가까운 이웃으로서 조용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과학자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국경을 넘는 연대, 한국의 품에서 배운 것

 

시간이 흘러, 저는 한국에 완전히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부산대학교에서 지구과학을 가르치며, 재난 대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겪었던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을 고통의 기억으로만 남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배운 것은 단순한 과학적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 그리고 위기를 함께 이겨내는 따뜻한 힘이었습니다. 특히 한국 국민들의 질서 정연함과 공동체 중심적 사고는 저를 깊이 감동시켰습니다. 저는 이제 한국을 제 ‘제2의 조국’이라고 부릅니다. ‘일본이 언젠가 바다에 가라앉을 수도 있다’는 말은 더 이상 과장된 소설이 아닙니다. 그 미래가 눈앞에서 일어났고, 그 안에서 저는 생존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저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이제는 저도 이 땅에서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학생들에게, 이웃들에게, 그리고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할 세계인들에게 말이죠. 저는 오늘도 제 연구실에서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자연 앞에서 겸손해야 하지만, 두려움보다는 준비와 사랑으로 대응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