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고타' 관련 정보
영화 '보고타'는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촬영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최소 20시간 뒤에 만날 수 있는 낯설고 생소한 땅입니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이 나라는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사람들의 욕망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1997년 IMF로 모든 것을 잃은 국희(송중기)의 가족들이 한국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게 되자 마지막 기회의 땅,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로 향합니다. 이들이 보고타로 향한 이유는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던 국희의 아버지 전우였던 박병장이 한인상인회의 권력을 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콜롬비아 현지에서 국희 아버지와 어머니는 적응을 잘하지 못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입니다. 국희(송중기)가 집안의 가장이 되어 부모의 부재를 딛고 낯선 땅에 정착해 악착같이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글로벌 배우 송중기의 힘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송중기의 저력을 확인할 수 영화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19살에 부모님을 따라 미지의 땅에 정착한 소년이 거친 한인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영민함과 기특함으로 그 세계를 조금씩 땅따먹기 하듯 점령해 나가는 과정이 벼랑 끝에 몰린 한 사람의 생존 본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9년 콜롬비아 현지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이 중단되었다가 다시 재개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국적인 콜롬비아의 다채로운 풍경과 문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기 때문에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입니다.
등장인물
국희(송준기)는 주인공으로, IMF 여파로 10대에 한국을 떠나 가족과 함께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로 이주한 인물로서 생존을 위해 밀수 시장에 뛰어들어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는 욕망을 보여줍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꿈꾸는 청년입니다. 본 영화의 국희는 10대부터 20대, 30대까지 그의 감정선을 따라 성장해 가는 모습이 다채로운 매력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인물에 대한 서사가 강렬하고 길게 호흡하는 연기라서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에서 가장 야망적이고 감정의 변화가 큰 인물이라고 밝혔는데 어떻게 표현하며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는지 가장 궁금한 인물입니다.
수영(이희준)은 보고타 한인 사회를 장악한 실세입니다. 보고타 통관 중개인으로 밀수품을 관리하며, 한인 밀수 시장의 이인자이며, 권력과 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망가로, 국희와 복잡 미묘한 갈등 관계를 맺게 됩니다.
박병장(권해효)은 한인 상인회의 권력을 쥔 핵심 인물로, 밀수 시장의 최고 권력자이며 보고파 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입니다. 국희와 수영 모두에게 중요한 인물이며 동시에 이 둘에게 시험과 도전을 제시하며 갈등을 극대화시키는 인물입니다.
근태(김종수)는 국희의 아버지이며 IMF의 여파로 운영하던 봉제 공장이 문을 닫고 망한 뒤, 가족과 함께 콜롬비아 보고타로 오게 되지만, 무능력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미국으로 가기 위해 잠시 머물다 가려고 했는데 보고타에 도착하자마자 총을 든 오토바이 강도에게 위협을 받고 가방을 뺏기며 도무지 쉽게 정착하지 못할 거 같은 콜롬비아의 생활을 알리고 있습니다.
느낀 점
송중기 주연이라 큰 기대감을 가지고 본 영화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미지근한 스토리에 다소 애매모호한 느낌의 영화이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콜롬비아라는 이국적인 나라의 풍경이 또 다른 볼거리가 되어 스크린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반대편에 같은 동포가 살면 서로 의지하게 될 거 같은데 영화는 반대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같은 국민이라는 동질의식 없이 돈과 힘만 존재하는 적자생존의 본능과 욕망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기회의 땅에 승자로 살아 남기란 말처럼 꿈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떨어져도 믿을 수 있는 건 오로지 돈과 자기 자신뿐 없습니다. 영화는 밀수를 가장한 범죄 영화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국희가 낯선 땅에 정착하기 위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 점점 더 큰 욕망이 되어 변해가는 국희의 심리 과정을 잘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버티고 불법적인 일도 서슴없이 해야 합니다. 국희는 밀수 트럭 운전을 하면서 한인 밀수 시장의 이인자인 수영과 친분을 쌓고 최고 실세 권력자인 박병장의 눈에도 들어야 합니다. "국희야 꼭 살아 남아서 6 구역까지 와라"라고 말하는 박병이 국희의 욕망에 불을 지펴줍니다. 국희는 이 말을 듣고 처음으로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꿈과 희망이 낯선 땅에서 어떻게 적응하며 버티게 해 주는지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생 마지막 땅에서 펼쳐지는 절박한 삶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절박함에 벌어지는 선택과 긴장감이 영화를 관람하는 즐거움이 되었습니다.